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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닮았다

2012.11.17 14:08

강상욱(56) 조회 수:2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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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이 닮았다

 

옛말에 씨도둑질은 못한다고 하더니 어쩌다 보니 두딸둘의 손가락이 손재간없는 아비를 닮았다. 나의 엄지손가락은 90도이상 넘어가지 못하고,쪽지는 안으로 휘어져있다. 신기한것은 두딸 모두 솜씨좋은 엄마 손가락을 닮아 가늘기는 한데 ,나를닮아 손가락이 길지는 않을 뿐더러 ,큰딸은 엄지가 나처럼 뒤로 넘어가지 않는 뻣뻣형이고,작은딸은 쪽지가 안으로 휘었다.

 

굽혀지지않는 엄지는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해야되는  소신을 상징하고, 안으로 굽히어진 쪽지는  임기응변의 지혜가 담긴것이라고 스스로  정의 하고 살아왔는데, 딸들이 솜씨좋은 엄마의 가는 손가락과 나의 엄지와 쪽지를 그대로 닮았다. 그래서이기도 하지만 아이들을 나무랄때 흔히쓰는 너는 누굴닮아 어쩌구하는 말은 우리집에서는 아예 써본적이 없기도 하다.

 

 우리세대 (해방동이)에는 워낙 성장에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지 못하는 유년기를 보내 지금 세대보다는 신체적으로 덜발달 하였다고 하는데,나의 작은키는  나폴레옹size-유전적인것 보다는 후천적인 영향이 더있지 아니할까 나름대로 유추하였다.형제들도 아버지를 닮아 큰체격과 어머님의 작은 체격이 반반이다.  

 

그래서 두딸들을 키우면서 내가 어려서 겪었던 굶주림은 겪지 않게 하려 애썻다. 그런대도 아이들의 키가 크지 않은것을 보면 유전적인 영향이 큰몫을 담당하는듯 하다고 생각해본다. 요즘 키크는 약이나 이런것들을 접하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한다.

 

극성스럽게 먹인 부모 덕분에  배가 고플때 몸이 보내는 신호인  꼬르륵소리를  모르고 자라난 아이들이 10살때쯤 처음 유타의 Bryce Canyon National Park sunset point에서 sunrise point까지 약  8시간 걸리는 Hiking을 하던중 처음  경험하며 신기해 하느것을 보고,그후로는 하루종일 걸리는  Yosemite Nevada, Vernal Falls 등을 해마다 오르고,여행때는 가능한대로 적게먹고 많이 걸을수있는 Course를 다니며 배고픔을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하였다.

 

해마다 이곳 자선기관에서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Thanksgiving Dinner 를 제공하는데,알아서 자원봉사를 하는데 앞장서기도 하고,대학교때는 불우아동들과 결연하여 몇년을 살피어 주기도 하는 모습들이 너무 보기좋았다.

 

어려서부터  Brownie , Girl Scout 에서 cookie를 팔기위해 모르는 사람들에게 아양을 떨며, 그마음들을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스스로 배우는듯하였다.

 

명망있는 대학진학을 위해 Ap, honor class ,동급생보다 더어려운 course를 등록하여 대학교등에서 수강하다보면 성적이 All A가 안될수도 있는데,운동선수들 처럼 정규 쉬운과목에서 All A를 받은 학생을 우선시하는 관행을 유지해온,이곳 교육구(Desert Sands United District)의 엉성한 valedictorian 선출규정을 고쳐야 한다고 ,지역고등학교 교장들과 영향력있는 친구 부모들을 설득하여 30년 경력의 교육위원들이 학생들앞에서 사과하게 하게 하였고,. 고등학교 졸업식날 학생대표로 연설하는 영예로운 자리도 스스로 얻는 모습을 보며 내손가락을 닮아 그럴거라고 농담하였던 생각이 난다.

 

수석졸업이나 몇만불의 장학금을 받는것도 자랑스러웠지만,사회봉사에 앞장서는 모습이 더 대견하였다. 부모가 밤늦도록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며 한눈을 팔수 없었다는 딸들은 내인생에 값진 금메달이기도 하다.

 

결혼적령기를 꽉채운 큰딸을 보며 요즘 많은 생각을 하게된다. 내용보다는 포장을 중시하는 요즘의 가벼운 세태를 남의 일처럼만 관망할수 없게되었다. 자랄때 입버릇처럼 속사람을 아름답게 가꾸어야 한다고 너무 가르쳐서인지 대학 졸업식날 처음 화장을 하여보았다는 천사표큰딸은 착하고 성실한 엄마를 닮아 대학교 때부터  시작한  병원 자원봉사를 직장(Oracle)을 다니면서도 꾸준히 10여년을 실증도 안내고 하는것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지만 이젠 결혼하여 자기아이를 돌보는 모습이 보고싶은것이 70을 바라보는 아비의 심정이다.

 

그런데 요즘세대들의 이혼률이 엄청난것을 보면 굳이 강요할 엄두가 나지 않기도 하다 ,자기인생은 자기가 책임질 나이도 넘었는데 하며 태연해 보기도 하지만 워낙 학교와 직장에 충실하다가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것이 아닌가 말도 못하고 속알이를 한다.옛말에 아빠 닮은 딸들이 결혼해서도 잘산다고 한다든데,명문 대학인  Stanford University Mater Degree (교육학) 가 도리어 결혼에 걸림돌이 되는것은 아닐까 괜한 걱정을  하여본다.

 

이번 Thanksgiving 에는 San Mateo 사는 작은딸 내외가 시어머니와 함께 오기로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손가락이 닮은 큰딸 생각에 마음이 조금 아리어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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