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늦은가을 아직 김장철은 안되었을때쯤이었다.
1975년쯤의 서울변두리인 홍제동 구석에서 늦은 점심을 먹게 되었다.
허기진 배를 채우는데는 짬뽕만한 것이 없을때이었다.
얼큰한 국물 에는 이런 저런 해산물과 국수가 어울러져 숭숭썰은 대파에 다꾸앙과 양파를 따장에 묻히어 먹는맛은 당시 우리들의 처지에선 최상의 호강이었다. 기다리던 음식들이 나와 국물을 뜨려는 순간 숫갈에 둥둥뜬것은 시커먼 왕파리이었다.소리를 질러 종업원을 불러항의 하였다.
시장기도 가시고 속상해하는데 주인장의 변명인즉 “요즘파리들이 힘이없어 국물속에 빠져 죽은듯 하다며 다른것으로 가져다 주겠다고 하였다.
듣고보니 일부러 넣은것도 아니고 돈이없어 허름하고 비위생적인 싸구려를 찿은 손님에게, 조금도 미안해하는 기색이 없었던 기억이 난다.
몇년전 Canada Golf Tour에 합류하여 만년설도 보면서 늦도록 Golf를 치고 늦은 저녁을 제법 규모있는 호텔식당에서 먹게되었다. 싱싱한 Salad가 한접시 나왔는데,커다란 바퀴벌레가 슬슬 기어 나오는 바람에 혼비백반하여 Manager를 부르고 난리법석을 떨었다.책임자는 제일먼저 바퀴벌레가 살아있는것이었는지 아니면 죽은것인지를 확인하였는데,살아있는것은 어디든 다닐수 있는 것이니 조리상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이라며 안도해하며 도리어 당당하게 굴어 무척 불쾌하였다.
워낙 동양사람들이 많이오다보니 변변히 불만을 제기하는사람이없어 우리일행이 제기하는 불평에 무척 당황해하는 모습이었다.파리와 바퀴벌레는 일상에서 늘만나게되는 해충이지만 돈을 내고 먹는 곳에서의 기대는 그런것이 아닐텐데 하는생각이다
가을이 오려는지 새벽 산책때에는 제법 선선함을 느끼게되고 별빛도 더많이 볼수 있어진듯하다.많은 별들이 나름대로 빛을 뽐내며 무한에의 긴사연들을 전해준다.
가을 파리는 힘이 없어 짬뽕에 빠졌다는 말이 인생의 가을을 살고있는 요즈음의 나에게 맞는 말인듯하다. 육신이 약해지면 정신도 약해지는지,그저 흘려듣던 별것아닌 말에도
섭섭해지는 나의 모습과 오버랩됨을 보며 갑자기 짬뽕속의 파리생각이 났다.
선배님 참 황당한 일이 많아요
저도 한 몇년전에 그로브 근처에있는 꾀 고급이라고 하는 이태리식당에서 가족들이 식사중에 메뚜기 만한 시커먼 로치가 하얀 테이블보 위에 기어 나와서 모두가 기겁을하고 야단 법석을 경험한적이 있는데 모르긴해도 오리가 모르고 못본사이에 음식에 파리 등등 같이 먹었을 가능성이 많아요 ㅎㅎㅎ